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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min ON, 10min OFF 》

2026.09.12-10.11

 Installation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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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조광훈  | Cho Kwanghun

Press Release

50min ON, 10min OFF

 

조광훈의 작업에서 지속해서 변주되는 핵심 기표는 신체 비례가 미성숙하게 어긋난 아이의 형상이다. 이는 유년의 순수한 이성을 상실한 채, 성인이 되어 냉혹한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무한 경쟁해야 하는 양가적인 현대인의 초상이다. 작가는 육체는 성장했으나 내면은 여전히 유약함에 머물러 있는, 특히 오늘날 청년층이 앓고 있는 복잡다단한 감정의 굴절을 왜곡되고 가려진 신체로 표현해 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앵무새나 동물 가면, 물안경, 머리끝까지 지퍼를 올린 후드티 등의 소품은 사회가 규정한 계급이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생존 기제다. 동시에 심리적 상실감과 억눌린 욕망, 그리고 내면의 불안을 대변하는 심리적 장치다.

작가는 초기 연극적 장치 속에 자기 경험에 빗댄 개인 혹은 같은 세대의 페르소나를 투영했다. 이제 특정한 세대를 넘어 인물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전형(Archetype)’을 확대하고 있다. 더 이상 감춤과 숨음이 아닌, 현실을 응시하고 경계하는 자들이 들어선 갤러리. 그곳은 예술과 현실의 벽을 허물고 구조적 모순을 고발하는 풍자극의 무대이고 현실의 축소판이다. 관객이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작품을 작동하고 체험할 때, 화이트 큐브의 엄숙함은 놀이와 예술, 가상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의 장이 된다. 관객이 작가가 설계하고 구축한 연극적 장치에 몰입하고 이를 수행하는 동안,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이성적으로 성찰하고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 이때 견고해 보이지만 외부의 충격에 쉽게 균열이 가고 깨어지기 쉬운 도자의 물성은 작가가 늘 주시하고 있는 현대인이 마주한 심리적 취약성과 불안과 연결된 은유다.

​조광훈의 작가노트

내가 살고 있는 소도시에는 시설이 훌륭하지 않지만 규모가 꽤나 큰 실내 수영장이 하나 있다. 몇 달 전부터 아내와 함께 그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나의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려는 노력과 만삭에 가까워진 아내가 뱃속 아이와 양수의 늘어난 무게를 잠시나마 부력의 도움으로 덜어 내기에는 수영장 만한 곳이 없었다. 우리는 한동안 이곳을 꽤 성실히, 의지를 가지고 다녔다.

 

이곳은 생각보다 붐비고 다양한 사람들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가 주로 가는 오전 시간에는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어르신들 역시 물속에서의 움직임이 바깥보다 좋으신지 걷는 레일에서 매일 같은 얼굴을 마주칠 수 있었다. 뒤로 걷는 할머니, 걸음을 멈추지 않고 수다 삼매경 중인 사람들, 소외되어 보이지만 느린 박자로 틈에 끼어 걷는 할아버지들, 그들의 표정과 몸의 리듬에서 이 시간은 분명 세월의 무게를 잠시 잊는 특별히 활력 넘치는 순간임을 느꼈다. 물속에서 가벼움을 만끽하는 지금의 아내처럼.

 

자주 마주치는 익숙한 사람들 중에 어느 부자(父子)가 있다. 아이가 독특해 보였다. 레일의 시작 부근에서 허공에 손을 뻗어 남에게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잡는 듯 행동을 반복한다. 아버지가 우리에게 다가와 아이를 인사시키며 보통의 아이들과 다른 점에 대해 아주 익숙한 듯이 설명을 했다. 아마도 아이아버지는 타인의 운동에 방해가 될까 양해를 구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청소년 정도 되어 보이지만 노는 모습은 보통의 어느 어린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천진난만해 보였다.

둘러보면 이곳에는 항상 이 부자의 모습과 같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아이 또는 몸이 자란 자식과 몸을 부비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보호자들의 모습에서 잠시나마 중력의 무게를 덜어낸 홀가분함이 느껴졌다.

 

수영장이란 곳은 무엇일까.

언젠가부터 내가 알던 수영장과는 다른 풍경의 수영장이 보였다. 부력이 주는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속도에 맞는 레인에 들어가 건강한 삶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노인과 젊은이, 어린아이, 임산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평등한 공간, 항상 존재했던 풍경이 낯섦으로 다가왔을 때 새로운 것을 보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타인에게 관심 갖지 않고 살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되묻는다.

전시 기획  |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

전시 서문 | 평론가 홍지수

주최  |  도시문화교류 네트워크

주관  |  도시문화교류 네트워크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               지역전시활성화사업

T │+ 82  51  742  7422

Opening Hours │Tues - Sat, 10am - 6pm

Zenith Square A Tower 607, 33, Marine City 2-ro,Haeundae-gu,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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